diary - 엄마가 엄마에게

[엄마가 엄마에게] 엄마 표정이 왜 그래?

Bo.kyung 2021. 2. 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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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26일 일기 옮겨옴.>

엄마를 떠나보내고
결혼을 하고, 대학원을 마치고, 취업을 하고, 승진도 하고, 아들을 둘.이.나 낳고.....
그렇게 엄마 없이 나의 인생을 살면서
엄마를 떠올리는 횟수도 줄어들고..... 떠올라도 생각하며 우는일은 거의 없어진 요즘...

엄마 보고싶다고 목청껏 엄마를 부르며 울었던게....
그렇게 마지막으로 울었던게 첫째 낳고나서 였던거 같다
출산 후 들어오신 친정아빠를 보고 "아빠.. 엄마 보고싶다..."하고 울어버려서
그 자리에 계셨던 분들이 다 같이 울었던.....
그 날 이후로는 엄마 생각하며 펑펑 운 적이 없는데
바로 그 날 태어난 그 아들이
다시 엄마 생각하며 울게 만들었다

"엄마 엄마 엄마는 어디있어?"
"응?"
"엄마 엄마는 어디있어?"
"엄마 여기있지~"
"아니~ 엄마의 엄마는 어디있어?"
....................
"엄마는.. 엄마가 없어...."
"왜?"
"엄마 엄마는 돌아가셨어.... 저기 멀리 하늘나라에 가셨어"
......................
"엄마 표정이 왜 그래? 엄마 보고싶어서 그래?"

"엄마 표정이 왜 그래? 엄마 보고싶어서 그래?"

 

 

갑자기 와서는 엄마의 엄마가 어디있는지 물어보고
당황해서 살짝 굳어진 내 표정을 보고는 엄마가 보고싶냐고 묻는 아들.....

아... 어쩌면 좋은가.....
이 아이를...... 그리고 나를.....  그때 그 감정을......... 어찌해야 하는건가...
"엄마 보고싶어서 그래?"
라는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쏟아져 나오는 눈물을 어쩌면 좋은가...
그렇게 나는 아들을 끌어안은채 펑펑 울고
아들은 나를 안고 울지말라며..... 울지말라며.... 엄마 울지말라며 달랜다
옆에있던 신랑은 어찌할 줄 몰라 쳐다보고....

만약.. 그런거 믿지는 않지만
만약 진짜 엄마가 하늘에서 우리 사는모습 바라보고 계신다면..
그때 엄마는 끌어안은 우리를 보듬고 같이 울지 않으셨을까

 

엄마에게
당신의 딸도 이렇게 열심히 엄마로써의 삶을 살다 왔다고
비록 사위도, 손자도 못보고.. 딸 일하는 것도 보지 못하고 가셨지만
엄마 없이도 나 이렇게 열심히 살았노라..
엄마의 유전자로 나 엄마만큼은 아니지만 엄마 흉내라도 내며 살았노라
당당히 보여드릴 수 있게....

열심히 엄마하고, 열심히 아내하고, 열심히 딸하고,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성공하고
여기에 남겨서 엄마한테 보여주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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